지난 수요일 저녁, 사제관 지하실에서 교리를 하고 있는데 토네이도 경보 문자가 울렸다. 그러더니 전등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브레이크 걸린 자동차 바퀴가 갈리는 소리가 십여초 정도 났다. 함께 있던 사람이 말하길, 조지아에 살 때 들어본 토네이도가 지나가는 소리라고 했다.
밖으로 나오니 성당 부지에 있던 가장 큰 참나무가 사제관 방향으로 불과 10여 피트를 남겨두고 부러져 있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킴과 동시에 사람은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The Life of Chuck>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주인공 척의 이야기가 멋지게 그려진 감동적인 영화였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암송하는 월트 휘트먼이 쓴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의 한 구절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I am large. I contain multitudes."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지만 동시에 인간은 우주를 담을만큼 크다. 30센티미터도 안되는 우리의 뇌는 세상 모든 것과 우주를 담고 있으며, 비록 시간 앞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멸의 용기도 있다.
사순특강으로 '하느님 나라를 준비하는 노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많은 우리 본당에서 가장 필요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어 준비를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어느날 아버지를 하느님 나라로 무심히 떠나보내고, 이제는 내가 그 길에 서서, 신자들에게 아버지에게 하지 못했던,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삶은 계속된다.



